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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III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의 명제를 생각하며 비 개인 후 하늘이 가져다 주는 깨끗함 때문에 또 비를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활동하고 있는 사진 클럽(방문하기 ▶한국사진영상)에서 상동이끼 계곡으로 출사가 있는 날이다. 이 비는 한사영 식구들을 위해서 내린 양, 이끼계곡에 흐르는 물을 풍부하게 해주어 다행이다. 물 흐름을 담을 수 있는 가변 ND필터를 오래 전부터 장만 해 놓은 지 오래 된 터라 기대 되는 출사이다. 푸른 이끼와 흐르는 물을 먼저 멋지게 담을 욕심에 잰 걸음으로 계곡을 향했다. 계곡 입구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 조차 힘들 것 같은 노인 한 분이 카메라를 목에 건채로 털썩 주저 않으시는 모습이 보인다. 기력이 다한 몸에서 나오는 헐레벌떡한 숨소리가 길을 재촉하는 내 귀에도 선명하게 들린다. " 저 노인네는 뭘 찍으러 여기까지 온 거지.. 더보기
임진각의 슬픈나무 종이가 매달려 있는 나무를 바라보는 젊은 청춘의 모습에서 몇 해전 중요한 회의 석상의 일화가 떠오른다. 회장님, 사장님,그리고 핵심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임원을 모시고 하는 회의였다. 한 손에는 레이저 포인터를 들고, 다른 한 손은 큰 모션의 제스처로 열정적으로 그룹의 미래 전략적 방향을 설명하고 있을 때 였다. 그 때 회장님께서 "윤선생 ! 잠깐만~" 하고 외치며, 벌떡 일어나시더니 본인 책상 의자 밑 007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시고 말씀을 하신다. "윤선생 당신 강의를 듣다 보니, 내가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각났어. 어제 밤에 잠이 오질 않아, 밤 세 읽어 던 책인데 말이야~"하며 책을 한 권 꺼내 들고 회의 책상에 앉으셨다. "앉아봐! 여기 앉아봐~"하며 말씀하셨다. 멋쩍은 표정으.. 더보기
[궁궐의 봄 #3] 통명전의 스마트폰 사랑 5월 어느 날, 궁궐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통명전 찾았다. 왕의 여인들이 살았던 사랑의 내전 이였다는 것을 안내판이 알리고 있다. 후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건물에서 사랑과 질투와 한이 묻어난다. 때마침 내린 봄비는 긴 세월 한 맺힌 인현황후의 눈물인 냥 기와를 촉촉히 적시며 흘러 내린다. 애 닯은 사랑을 서러워 하는 듯 주말 내내 비가 내린다. 한동안 그 비를 맞으며, 멍 하니 서있는다. 서러운 사랑을 추억하며.... 그 다음 주말 허전함과 왕비의 서러움을 달랠 겸 통명전을 다시 찾았다. 젊은 시절 인현왕후 후원을 바라보며 한숨 짖고 앉아 있었을 후원 마루에 젊은 남녀 한 쌍이 앉아 사랑을 나누고 있다. 서로 껴안기도 하고, 키스도하고,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그리고 그들 사랑 사이에는 스마트.. 더보기
4월은 '화려함의 반어'이기도 하다 퇴근길 목에는 카메라 메고 등에는 카메라 가방 둘러매고 남산 산책길을 어슬렁거렸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버텨온 나뭇가지에서 돋아나는 초록 잎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초록을 배경으로 활짝 피운 하얀 개나리, 노오란 개나리,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가 남산에 한 폭의 화려한 수채화를 그린다. 화려한 봄 꽃은 벌과 나비만 부르는 것이 아닌가 보다. 두 손 꼭 잡고 걷고 있는 남녀의 모습에서는 봄바람에 따라 전해지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전해진다. 꽃 길 따라 산책하는 직장인들의 환한 웃는 모습에는 저녁식사 후의 여유가 그려진다. 산책길 꽃 밭의 화려한 꽃의 향기는 주변 사람들을 취하게 만들기도 한다. 꽃 밭 한 켠 벤치에서 졸고 있는 노 부부의 모습에서 인생의 회환이 그려진다. 4월이 그려낸 그림이다. 4월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