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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 Mark 3

잃어버린 나 - 두물머리에서 두물머리 프레임 앞이다. "여기 앉자~ 여기 앉자~" 하며 엄마손을 끌고 와 기어이 그 프레임을 차지한 아이가 있다. 세상의 중심에 앉 아있는 아이가 있다. 카메라 뷰 파인더를 통해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태어남 자체가 기쁨이고, 희망이었던 아이. 그 아이가 두물머리 프레임 속에서 나를 관찰하고 있다.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아이의 눈이 내 안에 이미 내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헤어날 수 없는 프레임속에 허우적거리며 사라저버린 나를 대신한 아이를 바라보며 셔터를 누른다. 당장 좋아 보이는 지금의 프레임을 지나치게 고집하지도, 욕심내지 말고, 프레임 밖의 세상을 보다 더 일찍 발견 하기를 바라면서... 더보기
자유로부터의 도피 성신여대역에서 범계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하여 출퇴근한다. 순전히 지하철 타는 시간만 1시간 10이나 걸린다. 하루에 2시간 20분, 오로지 내가 내 맘대로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이다. 생각의 자양분 보충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출근길 집에서 나올 때 언제나 한 손에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나온다. 다른 한 손에는 갤노2가 쥐어져 있다. 일단 지하철에서 자리를 잡으면 책을 펴들고 진득하게 읽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나의 손가락은 사랑스런 갤노2를 먼저 더듬는다. 그리곤 출퇴근 시간 내내 그녀석이 나와 동행한다. 스마트폰은 나의 눈이며, 귀이고, 나의 친구이면서 나의 확장된 몸(☜클릭)이다. 오늘도 퇴근길 빈손으로 퇴근하다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가 책을 한권 꺼내들고 나왔다. 그러나 자리를.. 더보기
애처러운 란-창경궁 난 전시회에서 애처러운 란(蘭)/小山 겨우내 얼었던 몸 녹이며나른한 기지개 펴는너의 가느다란 잎에 기대어란 향기 가지런히 모아말없이 기다려보지만애처로운 그리움만 남는다.흐느적 거리며 가누지 못할 사랑그래도 보고 싶다. 아래 사진은 2013년 3월 1일(토) 창경궁 대온실의 난 전시회세 찍은 사진임 더보기
달집에 태워보낸 소망 지난 일요일(2013년 2월 25일) 남산 한옥마을에서 대보름 맞이 달집태우기 행사가 있었다. 여려가지 이유 때문에 미뤄왔던 나들이를 일제히 대보름에 맞추어 한 듯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두꺼운 몸을 비집고 들어가기조차 힘든 인파들로 한옥마을은 가득 차 있다.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앙증맞도록 귀여운 고사리 손으로 달집에 매달 소원을 쓰고 있는 여자아이의 손에 유독 시선이 머문다. 엄마의 무릎에 안겨 맑고 향기로운 미소로 일곱 살 소망을 써내려 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미소이다. 되돌아보면 저 나이 때 보다 행복했던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 바로 그 때가 바로 내가 나였던 때였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철이 들어가갈 무렵부터 주변사람들이 내게 들오기 시작 시작했다. 그리고 내 안.. 더보기
홍제동 개미마을 답사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대게 희로애락과 관련된 것들이다. 과거에 잠시 스쳐지나간 아름다운 풍경같은 것들을 기억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골목에 희로애락을 묻고 살아온 세대들이 있다. 어린시절 책가방 던져 놓고 뛰어나가 놀던 곳이 바로 이 골목이다. 언손 호호 불어가며 딱지치고, 말뚝박기하며 울고 웃었던 곳이다. 연탄재 굴려가며 만든 눈사람에 눈 코 입 그리면서 꿈을 키웠던 곳이기도 하다. 가슴 두근거리며 짝사랑하는 여자아이 지나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던 곳도 골목 한 귀통이였다. 지난 세월 애환이 있었던 곳이 골목이다. 그래서 골목이 이들을 끌어 들이는 지도 모른다. 서울에는 아직도 이러한 추억을 회상 해볼 수 있는 골목이 여러곳 존재한다. 중계동 백사마을, 회화동 이화마을, 장수마을, 성북동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