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춘당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친 원앙이 3/11일 일요일, 꽃샘 추위가 곧 밀려오는 서러운 풀 빛을 가로 막습니다. 창경궁 옆 과학관에서 매주 일요일 1시 과학교실 수업 받는 10살 둘째를 픽업하러 갔습니다. 이불 뒤집어 쓰고 뒹굴게 뻔한 방안퉁수 보단 낮겠다 싶었습니다. 2시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카메라 들고 나섰습니다. 바람도 불고 영하의 날씨라 추었지만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 둥실 떠다니는 하늘을 쳐다보니 기분이 상쾌 해집니다. ▶ 서울대학병원에 있는 건물(좌)과 과학관 건물(우) 실습하느라 한 시간 이나 늦게 나온 아들 기다리며 애꿎은 건물벽과 하늘에 대고 셔터만 눌러 댔습니다. 원앙이나 촬영할까 하여 아들녀석 나오자마자 초콜릿으로 유인하여 창경궁 춘당지를 찾았습니다. ▶암컷 주변을 돌며 유혹하는 수컷(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빛깔도 곱.. 더보기
활홀한 비경을 뒤로 하고 하산길에 오르다 [한라산 산행기 10] 윗세오름에서 생에 가장 맛있었던 라면에 대한 소회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 되었다. 영실은 절벽을 끼고 하산해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어두워 지면 위험하다. 서둘러 윗세오름을 떴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었다. 영실까지는 3.7km, 족히 2시간은 걸리는 길이다. 영실에서 등산로 입구까지는 또 2km정도 걸어 나가야 된다. 윗세오름을 벗어나자, 바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황홀한 한라산의 설경이 기다리고 있다. 비록 발걸음은 급하지만 등산가방을 내려 놓고 카메라를 꺼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쌓인 눈은 바람에 날려 고원의 눈 사막을 만들어냈고, 이미 해는 한라산 아래에 있다. 언덕 아래에서 위로 비치는 역광이 강렬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인증샷도 찍고 황홀한 설경도 앵글에 담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 더보기
뻘이 있는 황산도 풍경(1)-EOS 60D 강화 황산도 뻘기 밭을 찾았다. 물빠진 뻘기밭이다. 물빠진 회색 수로 따라,살아가고 있는 풀이 있다. 뻘의 기운에 의지한 염분을 이겨가고 있는 풀들이 대견하하고 신기하다. 뻘속 작은 섬과 뻘 길 풀밭, 고독과 기다림이 묻어 있는 풍경이다. 곧 들어 올 밀물이 덮어 주겠지만.. 더보기
환경과 분위기가 느낌을 지배한다 [함백산 산행기 4] EOS 60D ▶안개속의 함백산 주목 함백산 정상에서 군도를 따라 내려와보면 5분 거리에 주목군락지가 있다. 고산지대에서만 사는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또 천년을 산다고 한다. 지난 1월 찾았던 태백산의 주목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태백산의 주목은 동해에서 떠오른 해살을 처음 받는 능선 정상위에 있다. 저 멀리 떠오른 해를 직접 맞는다. 그 자태가 도도하며, 영험한 기운까지 느껴지는 듯 하다. 반면 함백산 주목 군락지는 능선 아래에 있다. 게다가 안개까지 짙게 끼어 음산한 기운 까지 느껴진다. 같은 주목이지만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우리네 삶도 주목과 꼭 닮아 있다. 환경과 분위기가 우리의 삶은 지배한다. 사진/글 윤웅석 2012/03/05 - [사진속 일상/태백산] - 어둠속 산을 해매다 [.. 더보기
동치미 와 삶은 고구마에 대한 추억, 개미마을, EOS 60D ▶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홍제동 개미마을에 있는 어느 담장 너머로 어린 시절 추억이 보입니다. 담장아래 작은 화단이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그 화단 앞에 흙만 채워진 푸른색 화분이 놓여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화단에 가지런히 쌓아놓은 연탄재의 모습도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도 입니다. 깊은 밤 배 깔고 엎드려 책 읽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고구마 쟁반을 들고 방문을 밀고 들어오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 쟁반 위에는 무가 숭숭 썰어져 있는 동치미 사발도 보입니다. 뜨끈한 고구마에 무청과 함께 동치미 한 젓가락 올려 배어 무는 맛 무엇으로 비교 하겠습니까? 다 먹고 나서 들이키는 가슴까지 시원한 동치미 국물, 이제는 그 맛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동치미가 담겨 있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