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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일상(구)

춘당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친 원앙이


3/11일 일요일, 꽃샘 추위가 곧 밀려오는 서러운 풀 빛을 가로 막습니다. 창경궁 옆 과학관에서 매주 일요일 1시 과학교실 수업 받는 10살 둘째를 픽업하러 갔습니다. 이불 뒤집어 쓰고 뒹굴게 뻔한 방안퉁수 보단 낮겠다 싶었습니다. 2시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카메라 들고 나섰습니다. 바람도 불고 영하의 날씨라 추었지만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 둥실 떠다니는 하늘을 쳐다보니 기분이 상쾌 해집니다.


▶ 서울대학병원에 있는 건물(좌)과 과학관 건물(우) 



실습하느라 한 시간 이나 늦게 나온 아들 기다리며 애꿎은 건물벽과 하늘에 대고 셔터만 눌러 댔습니다. 원앙이나 촬영할까 하여 아들녀석 나오자마자 초콜릿으로 유인하여  창경궁 춘당지를 찾았습니다. 


▶암컷 주변을 돌며 유혹하는 수컷(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빛깔도 곱고, 자태도 화려한 수컷 원앙이 한마리가 외로이 홀로 있는 암컷에게 다가가 기대어 보기도 하고, 머리도 쓰다듬어 봅니다. 암컷이 호감을 보이며 방심을 하자 멋진 수놈이 침 질질 흘리며 암놈 후미 쪽으로 향합니다. 암놈은 수줍은 듯 암컷을 지긋이 바라봅니다.


기회를 보던 잘생긴  수놈 순식간에 암놈위로 올라 탑니다. 암 놈은 발버둥 치며 달아나려고 애을 써봅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습니다. 순식 간에 상황 끝입니다. 잘생긴 놈이 사고 쳤습니다. 애구애구...수컷들은 다 똑같애......

 

주변에서 날리가 났습니다. 사고친 원앙이 잡으라고... 날개 치켜새우고 날리 치는 원앙이가 엄마 아빠인 듯 합니다. 사고 친놈 유유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놈하고 저하고 조용히 지켜 봤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숨직이고 지켜보던 이놈 민망했는지 고개돌려 저를 쳐다봅니다.


아직 어린 우리 둘째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춘당지의 다른 식구인 금붕어와 저쪽 구석에서 놀고 있습니다. 원아이보다 금붕어를 더 좋아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