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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일상(구)/인생노트

내가 나를 본 창문 덕수궁 석어당 뒤 편에는 아파트의 베란다 처럼 방을 넓게 쓰기 위해서 별도로 기둥을 만들어 칸을 만든 가퇴가 있다. 가퇴가 덧대어 지지 않은 벽면 창살을 통해 석어당 끝 방 내부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창문 아래쪽 1/3정도는 창호지가 발라져 있지 않았다. 침 바른 손으로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객이 많아 아래 1/3정도의 창호지를 떼어 내었다는 설명을 잘 알고 있는 궁궐 해설가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창호지가 발라지지 않은 그 정방형 문살 사이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문 살 안은 어둠만 보인다. 어둠 속 짧은 시간의 흐름 따라 11살 나이 많은 아들 광해를 둔 인복대비의 가시밭 세월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과 세상이 그들의 것 이었을 텐데... 어둠이 가득한 텅 빈 방이 나에.. 더보기
잊지마 내 이름은 가을 코스모스 올 여름에는 지나가는 여름을 아쉬워 하는 심술꾸러기 녀석이 있었다. 태풍 불라벤은 마지막 여름을 심술로 할퀴어 놓았다. 그 흔적을 치유하기 위해 가을은 소리없이 척후병을 보내왔다.한강변에 한 두 송이 가을 전령이 본진의 소식을 전한다. 이어 들판에, 강변에 가을의 본진이 등장한다. 몰려온 본진은 순식간에 온세상을 가을로 물들인다. "소녀의 순정"이라는 페르몬을 가름바람에 날려 세상에 보낸다. 가을 코스모스 페르몬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의 상흔을 치유한다. 그리고 그 아픈 상흔에 가을 사랑과 추억으로 매꾸어 놓는다. ▶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가을이 깊어간다. 코스모스 만개한 들판너머 산등성이에 진을 치고 있던 단풍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떼로 몰려오기 시작한다. 이내 코스모스를 밀어.. 더보기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의 명제를 생각하며 비 개인 후 하늘이 가져다 주는 깨끗함 때문에 또 비를 기다리는 지도 모른다. 활동하고 있는 사진 클럽(방문하기 ▶한국사진영상)에서 상동이끼 계곡으로 출사가 있는 날이다. 이 비는 한사영 식구들을 위해서 내린 양, 이끼계곡에 흐르는 물을 풍부하게 해주어 다행이다. 물 흐름을 담을 수 있는 가변 ND필터를 오래 전부터 장만 해 놓은 지 오래 된 터라 기대 되는 출사이다. 푸른 이끼와 흐르는 물을 먼저 멋지게 담을 욕심에 잰 걸음으로 계곡을 향했다. 계곡 입구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 조차 힘들 것 같은 노인 한 분이 카메라를 목에 건채로 털썩 주저 않으시는 모습이 보인다. 기력이 다한 몸에서 나오는 헐레벌떡한 숨소리가 길을 재촉하는 내 귀에도 선명하게 들린다. " 저 노인네는 뭘 찍으러 여기까지 온 거지.. 더보기
[방하착] 자기 감옥에서 벗어 나야 아름다움이 보인다 ▶ 길상사에서 찍은 법정스님 말씀 너무나 큰 꿈을 쫓아 살아온 게 아닌가 싶다. 돌이켜 보면 스크린에 10분도 채 상영 할 수 없는 기억 뿐인데~ 사진공부가 가까이에 있는 아름다움의 맛을 알게 해 주어 참 다행이다. 스스로의 집착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미(美)를 찾은 방법을 연습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너무 옳고 그름에 집착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사회 지도자나 사회 구성원 모두 자신만의 잣대에 의해서 판단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다른 잣대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갈등을 만들어 낸다. 어디 그 옳고 그름을 나만의 잣대로 측정할 수 있겠는가? 기준만 바꾸면 달라지는 데.... 방하착(放下着)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 할 듯 싶다. 방하착의 유래를 찾아 보니 앞을 보지 못하고 현재의 상.. 더보기
[선자령의 설경] 즐기는 사람이 뛰어난 사람이다. EOS 60D 새벽 2시에 집에서 출발한 선자령 등반이다. 졸린 눈 비겨가며 즐거운 마음으로 계획한 산행이다. 산을 오른다니 좋고, 눈 덮인 백두대간의 설경을 볼수 있어 좋고,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 좋다. 요즘 푹 빠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더욱 좋다. 흰 눈 바탕위에 남아 있는 나무덤불과 빛, 그리고 그 빛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신비함을 만들어 낸다.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니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나가오 다케시"가 쓰고 "유가영"님이 옮긴 "논어의 말(論語之語)의 말의 의미를 이제서야 이해 할 것 같다. "무슨 일이든 단지 아는 것 만으로 좋아하는 것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무슨 일이든 단지 좋아하는 것 만으로는 그것을 즐기는 사람만큼 잘 할 수 없다. 일도 취미도 공부도, 즐길 수 있어야 그것의 진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