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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일상(구)

헤이리에서 시간이 준 명제를 다시 생각하다




시간을 짊어지고 있는 상


파주 헤이리 어느 갤러리 앞에 시계를 짊어지고 있는 모습을 한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분절된 공간 속에서 영속되는 시간을 분절시키려 애쓰는 모습이다. 흘러온 시간만큼이나 힘겨운 모습이다.


동상의 몸통

시시포스의 부조리한 노력처럼  흐르는 시간을 멈추려는 모습에서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엉켜있는 삶이 보인다. 매듭이 하나하나 만들어졌던 분절된 단면만 보면 희로애락이 되살아 나겠지만, 그 단면을 재구성하면 바로 내 몸이 되고 지금의 삶이 된다. 



헤이리의 동상


시간을 짊어지고 애쓰는 모습과 삶의 매듭으로 구성된 동상 앞에서 잠시 지나온 기억이 스크린에 흘러가듯 짧게 뇌 속에 반추된다. 이제서야 학창시절 회초리 맺어가며 외웠던 우탁의 탄로가((嘆老歌) 의미를 조금은 이해 같다. 


한 카페앞의 소품

헤이리의 두 동상이 시간에서 객관적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유한한 존재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유한존재로서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명제가 주어진다. 설명하거나 해석할 마땅한 답도 없지만 일단은 지나온 시간은 내려 놓아야 그 답이 보일 것도 같다.

 

방하착(放下着)이다.

 

내 생각에 대한 집착, 내가 옳다는 집착, 내 자존심에 대한 집착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게 가로 막은 것이 아닌가 싶다. 자기 감옥에서 벗어나 사진을 통해 내 곁에 있는 아름다움을 보는 훈련을 계속 해 보자.


재이있는 시계


벤자민 버튼의 거꾸로 가는 시계를 가질 수 없다면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고,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앞으로를 걱정하는 것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최선이다.  내 맘대로 내 뜻대로~~ 

 

Who cares ~~

 

헤이리 가는 길 잠시 들른 윤동주 시인 언덕에서 담은 자필 서시의 원고 길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자필 '서시' 원고



사진/글 小山 윤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