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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일상(구)

인생의 기쁨은 어디에나 있다 [한라산 산행기 4] EOS 60D

사제비 동산에서 만세동산 까지는 800m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거리이다. 거의 평지처럼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아주 오래전 이 코스는 다른 친구랑 함께 다녀 간 적이 있다.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 때이다. 105kg거구 였던 그 친구는 사제비 동산을 벗어나면서 거의 실신할 정도로 지쳐 버렸다. " 야~~ 난 도저히 못 가겠다. sj 혼자 가라. 난 여기서 쉬고 있을 테니. 내려 올 때 나 데리고 가라~~" 하며 퍼져버린 친구를 겨우 윗세오름까지 끌고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점.점.점.폭설로 입산 통제란다.  [한라산 산행기 1] 
사제비 동산, 바로 이곳이 정토다[한라산 산행기 3] 
사제비 동산, 바로 이곳이 정토다[한라산 산행기 3]

잠시 회상에 잠겨 있는 동안 함께 했던 친구가 보이질 않는다.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저 만치 가버렸다. " 그래 너 먼저 가라..난 천천히 사진이나 찍으며 가련다. 먼저 가면 땀이 식어 너만 춥지 머~" 속으로 내 뱉으며 설원을 향해 셔터를 눌러 대었다. .

넓은 설원에 원정대의 행렬이 끝이 없다. "장관觀 이란 단어를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임진년 새해는 설산을 다녀보고 싶다는 불현듯 들었다. 태백산, 선자령, 대관령을 주말에 시간 내어 다녔다. 한라산도 눈이 왔다는 소식에 무작정 온 것이다. "힘들어도 이런 기쁨이 있구나" 시간과 여유가 없다고 미루었다면 이런 기쁨을 어떻게 누렸을까? 시간과 여유가 없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해 보아야 인생의 기쁨을 알 수 있지. 인생의 기쁨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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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벌써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불현 듯 고교시절 읽었던 이상의 시 "오감도"가 떠오른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빨리 달려 왔는가? 무엇이 남았는가? 난 왜 나머지 12아해 처럼 한 아해를 쫓아 왔는가?

                     오감도(烏瞰圖)
             
                                     -  이 상  -
                                                       
                                    시 제 1 호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중략>

"그래 넌 먼저 가 기다려라 난 사진이라 찍고 가련다" 하고 속으로 외치며 삼각대를 눈속에 꽂아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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