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라산

오싹했던 한라산의 추억 [한라산 산행기 11] EOS 60D 친구랑 둘이서 한라산을 찾았던 그 해 여름은 몹시 더웠던 것으로 생각난다. 윗세오름 주변 평원지대에 돗자리 펴고 하루 밤 난장에서 자고 아침에 하산 하려는 계획을 했었다.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윗세오름에서 쉬게 하고, 백록담에 홀로 올라가 발을 담그고 내려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밤 8시가 다 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구상나무 군락지 바로 앞 평원지대에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하려는 등산객들이 몇 보였다. 텐트가 없었던 우리는 각자 돗자리를 휙 던져 펴고 벌러덩 누워 하늘을 쳐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한라산~~ 우리가 한라산에 왔다~~~~” 이때 “휘리릭~~, 휘리릭~~” 호루라기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산장관리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다가 왔다. “아저씨, 학생~ 여기다 텐트 치면 안돼요~ 산장은 자리가 없으.. 더보기
활홀한 비경을 뒤로 하고 하산길에 오르다 [한라산 산행기 10] 윗세오름에서 생에 가장 맛있었던 라면에 대한 소회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 되었다. 영실은 절벽을 끼고 하산해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어두워 지면 위험하다. 서둘러 윗세오름을 떴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었다. 영실까지는 3.7km, 족히 2시간은 걸리는 길이다. 영실에서 등산로 입구까지는 또 2km정도 걸어 나가야 된다. 윗세오름을 벗어나자, 바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황홀한 한라산의 설경이 기다리고 있다. 비록 발걸음은 급하지만 등산가방을 내려 놓고 카메라를 꺼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쌓인 눈은 바람에 날려 고원의 눈 사막을 만들어냈고, 이미 해는 한라산 아래에 있다. 언덕 아래에서 위로 비치는 역광이 강렬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인증샷도 찍고 황홀한 설경도 앵글에 담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 더보기
라면에 대한 윗세오름 추억 [한라산 산행기 9] EOS 60D 우리는 부산 거처 제주 가는 경비와 텐트 하나 달랑 들고 떠난 여행이었다. 경비도 떨어지고, 식량도 떨어졌다. 주머니에 5,000원 밖에 남지 않았다. 곽지, 협재 해변을 전전 하면서 직접 수렵한 바다고둥의 일종인 "보말"로만 끼니를 때운 터라 배가 몹시 고팠다. 라면이라도 먹자고 윗세오름 산장으로 들어갔다. 150원 하는 라면 1500원 받는다. 끓여주는 것도 아닌데 둘이 합치면 3,000원, 우리는 입이 딱 벌어진 체 밖으로 나왔다. 산장을 나와 입구에 걸터앉아 둘이 물만 벌컥벌컥 들이키며 배를 채웠다. 105km 나가는 친구가 산장 주변에 돗자리를 편다 '나 더 이상 갈 힘도 없다. 여기서 죽을란다." 들어 누우며 배째라 나온다. 한숨 자고 나서 다음 일을 생각하자고 한다.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더보기
인생의 기쁨은 어디에나 있다 [한라산 산행기 4] EOS 60D 사제비 동산에서 만세동산 까지는 800m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거리이다. 거의 평지처럼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아주 오래전 이 코스는 다른 친구랑 함께 다녀 간 적이 있다.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 때이다. 105kg거구 였던 그 친구는 사제비 동산을 벗어나면서 거의 실신할 정도로 지쳐 버렸다. " 야~~ 난 도저히 못 가겠다. sj 혼자 가라. 난 여기서 쉬고 있을 테니. 내려 올 때 나 데리고 가라~~" 하며 퍼져버린 친구를 겨우 윗세오름까지 끌고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점.점.점.폭설로 입산 통제란다. [한라산 산행기 1] 사제비 동산, 바로 이곳이 정토다[한라산 산행기 3] 사제비 동산, 바로 이곳이 정토다[한라산 산행기 3] 잠시 회상에 잠겨 있는 동안 함께 했던 친구가 보이질 않는다. 성.. 더보기
실천이 없는 말은 감동이 없다 [한라산 산행기 6] 만세동산 대학 2학년 여름의 일이었다. 방학을 이틀 앞두고 긴 여름 방학을 무얼 하며 보낼 지 고민이었다. “우리 제주도나 한번 가볼까?” 같은 반 친구 몇 명에게 말을 던졌다. 다른 친구들은 다들 집에 내려가는 계획 때문에 주저하였다. 그 중에 서울 사는 한 친구가 흔쾌히 가자고 했다. “부산 들러 제주도로 가자~”. 그렇게 해서 20여 년 전, 둘이서 각자 딸랑 3만원을 가지고 시작한 제주도 여행이었다. 글로리아 호텔 옆에 모래사구에 텐트를 치고 2박3일을 보냈다. 부산이 집인 친구와 합류해 해운대에서 신나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3일째 되던 날 부산 사는 친구는 남겨두고 저녁 7시 페리를 타고 제주도를 향했다. 다음날 아침 7:30분에 제주항에서 아침을 맞았다. [한라산 산행기 1] 폭설로 입산 통제란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