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속 일상(구)

천상정토에 자리잡은 선운사 도솔암


2012/09/29 노란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도솔암


2012/9/29일 나홀로 선운사 꽃무릇 출사여행에서 이른 아침(07:00) 도착하자 마자 찾은 곳이 선운사 도솔암이다. 찾아보니 불교에서는  미륵보살(彌勒菩薩)이 머물고 있는 천상(天上)의 정토(淨土)를 도솔천 [ 兜率天 ]이라 한다고 한다. 그 정토에 세워진 암자가 전북 고창 선운사에 있다. 천상의 정토 답게 아름답고 고요한 곳에 자리잡은 암자이다. 도솔산이 사방으로 애워 싸고 있다. 이른 아침 인적은 보이지 않는다. 적막속에  한걸음 내 딛는 발걸음이 마치 미륵보살 품속으로 향하는 듯 편안하다. 


도솔암 찻집에서 50m를 걸어 올라가면 도솔암에 이른다. 입구에는 꽃무릇이 몇 송이 없었다. 꽃무릇 출사 여행을 온터라 아쉬움이 남는다. 도솔암 경내에서는 붉은 꽃무릇 대신 특이한 주황색 코스모스가 도솔암의 가을을 전한다. 


찻집에서 도솔암 가는길도솔암에서 내원궁 오르는 길에 핀 꽃무릇



고요하고 경건한 아침이다. 그 동안 잘못한 짓을 미륵보살이 눈치라도 챌까봐 마음이 급하다. 그리 넓지 않은 경내를 휙 둘러보고 돌솔암 뒤쪽으로 나 있는 마애불과 나한전으로 향하는 길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나한전 오르는 우축 언덕길따라 조성된 꽃무릇 밭에는아직 꽃무릇이 남아 있다. 깊어가는 가을에 그 기운을 내어주고 힘없이 시들어간다. 아직 붉은 여운을 남기고 있어 아침 빛이라도 들기를 기다리며 아쉬운 대로 몇 컷 담아내다. 


도솔암 나한전 앞뜰 풍경도솔암 마애불


다행이다. 새벽 비가 오고 흐렸던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한전 앞 기와담장과 노오란 꽃이 가을 아침 빛을 받아 반짝인다. 도솔암마애불 위로도 구름이 하늘을 연다. 마애불 위로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새벽걱정을 깨끗이 씻어 내린다. 천년을 넘게 칠성대를 지켜온 도선암마애불이다. 비 개인 후 아침 맑은 빛을 받아 선각된 마애불의 옷 주름이 선명하게 되살아 난다. 이른 아침 셔터 소리로 참선을 방해하는 친입자가 못마땅 한 듯, 한껏 치켜올라 간 눈꼬리와 뾰루퉁한 미소가 더욱 선명해진다. 


자무 좌측 꽃무릇나무 우측 꽃무릇계곡 경계선에 남아있는 꽃무릇


맑은 물 흐르고 철마다 어울리는 꽃이 피면 도솔천 [ 兜率天 ]이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가을이 어울리는 도솔암에 상사화 꽃무릇이 있으니 천상정토의 이야기와 멋을 더한다. 나한전 앞 뜰 나무 사이로 아침 빛이 들어온다.내님 보지 못하고 가야하는 시간을 애원이라도 하듯 한 나무를 둘러싸고 마지막 피를 토한다. 마애불 아래 울타리아래에도 아직 한 무리의 꽃무릇이 남아있다. 기왓장 사이로는 이 생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달라고 얼굴 붉히며 모습을 드러낸다.    



이 가을 마지막 꽃무릇의 붉은 빛에 취해 한참을 보낸것 같다. 뱃속 깊은곳에서 허기가 올라와 더이상 참을 수 없다. 경내에 요기할 곳이라도 있나 두리번 거려보지만 속절없다. 도설천 내원궁에 오르는 것은 단풍들때 다시 찾기로하고 요기 거리를 찾아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큰지도보기

지리산 / 산

주소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전화
설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