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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일상(구)

만세동산에서의 짠한 감동 [한라산 산행기 7] EOS 60D


만세동산은 어리목으로부터 3.2km 지점에 있다. 해발 1,602m 높이로서 거침없이 뻗어있는 고산 평원지대이다. 분화구가 U자형 체와 같은 망체오름(혹은 체망오름) 위에 있는 동산이다. 망체오름은 지금은 흰 눈으로 덮여 있지만 붉은 색을 때고 있는 붉은 오름이라고 한다. 삼별초의 난 때 김통정 장군과 그 수하들이 부인과 함께 자결하여 붉게 물 들었다는 안내문이 표지판에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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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등산객 행렬이 만세동산을 드나든다. 어리목에서 올라온 사람들과 영실에서 넘어 온 등반객들이 잠시 땀을 식히기에 딱 적당한 위치에 동산이 있다. 또한 쉬면서 만세동산 주변 경치가 연출하는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어 더욱 더 좋다. 겨울철에는 흰 백의 만세동산에 모인 사람들과 드나드는 사람 자체로도 비경을 만들어 낸다

. ▶만세동산에 모인 사람들


만세동산에서 사제비 동산 우측으로 내려다보면 날씨가 맑은 날은 제주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제주시 방향으로 만세동산 바로 아래 솜이불처럼 운해가 제주시를 덮고 있다. 운해 위로 펼쳐진 푸른 하늘은 신비감을 자아 낸다.


만세동산 주변 넓은 고산 평원지대는 가슴까지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저 멀리 기생화산인 오름과 관목들이 듬성듬성 보이긴 하지만 눈에 덮여 흰 백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많은 눈이 내린 다음의 겨울 산행은 이런 점이 좋다. 쌓인 눈이 주변 불필요한 잡목과 복잡해 보이는 잡풀들을 덮어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하얗다. 붉은 깃발과 깃발 따라 올라오는 등산객 많이 저곳이 등산로라는 것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옛날에는 이 광활한 초지에 소와 말을 키웠다고 한다. 습지가 많아 우마를 키우기에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만수(萬水) 동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유래를 찾아보니 만수동산이 변해 오늘날 만세동산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소와 말을 키우던 소년의 이름이 만수여서 만수동산이라고 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삼별초의 병사들과 그 가족들이 여기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니 가슴이 짠해진다.

  ▶ 만세동산에서 바라본 백록담 서북면


만세동산에서 남쪽을 보면 백록담의 서북면이 눈에 들어온다. 서북면 우측에 있는 기생화산이 윗세오름이다. 주변 관목지대를 지나 윗세오름으로 향했다. 지금 우리가 가는 코스와 반대로 돈네코나 영실을 통해 오른 사람들이 윗세오름을 통해 만세동산으로 넘어오게 된다. 만세동산에서 윗세오름까지는 1.5km나 되지만 완만한 경사이기 때문에 주변 공원을 산책하듯 오르면 된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 되었다. 설경에 홀려, 그 모습을 사각 앵글에 담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해지기 전에 영실로 내려가려면 서둘러야 한다. 터벅터벅 홀로 눈길을 내며 만세동산을 먼저 떠났던 친구는 벌써 눈에서 멀어졌다. 만세동산에서의 짠한 감동을 뒤로하고 윗세오름을 향해 걸읆을 재촉했다.

  ▶ 백록담 서북면의 모습


  ▶ 윗세오름 방향에서 내려오는 등산객


  ▶ 관목에 붙은 눈이 얼었다 녹았다하며 신비로운 모습을 만들어냄



  ▶ 한라산 등반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