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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MBA/혁신노트

기업혁신, 조직특성을 반영한 집단지성을 이끌어내야


우리기업들은 과거 10여 년 간 수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툴을 이용하여 추진 해 왔고 또한 상당한 예산을 투입 해 왔다. 특히 전사차원에서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ERP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경영의 인프라를 구축 하는데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여 왔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투자 한 만큼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사적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활동이 기대 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크게 다음 세 가지 요인 들이 작용 했다고 본다.

◆  지나친 관리 지향적 혁신

기업이 경쟁력을 갖는 다는 것은 제품에 대한 기술력마케팅 능력, 그리고 관리능력이 균형 있게 갖춘 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리능력은 기업 경쟁력 제고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경제의 성과정과 함께 급격한 성장을 해왔던 우리기업들은 관리능력이 그 만큼 따라 주지 못해 겪는 급격한 성장통을 앓아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기업의 성장과정과 변화 방향 참조).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리 인프라 재구축이 필요 했고, 2000년대 초반부터 여기에 혁신역량을 집중 해 왔다.  우연히도 IMF와 글로벌 금융 위기와 국내 기업의 인프라 재구축 시기와 겹침으로써 더욱더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 되었다.

그러나 지나친 관리 지향적 혁신은 상대적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와 제품혁신 분야에는 소홀하게 되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많은 중소기업은 ERP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관리 인프라의 재구축이 기업이 않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 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하여 성과를 만들어 내는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투자 없는 ERP 시스템이 결국 거대한 블랙박스로 남게 되 버린 것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혁신을 하지 못한 기업은 더욱 더 큰 어려움 겪고 있다는 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IT산업에서 그 예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애플이 시장의 구도를 재편할 신제품을 준비하는 동안, 그렇지 못했던 노키아, LG전자, 모토롤라가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은 주지의 사실이다.  IT산업의 예를 보면 제품혁신이 기업가치 제고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애플.구글.삼성전자 기업가치 비교>

◆ 기업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혁신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자산업, 자동차 산업, 소비재 산업, 프로젝트 성 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나름대로 각각의 사업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해당 산업의 공급망 사슬(supply chain)에서 어디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그 특성도 다양하다. 그리고 각 기업의 현재 역량도 천차만별이다.

기업의 영위하는 사업의 특성이나 기업이 역량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글로벌 표준을 도입한다는 명분하에 ERP 시스템 구축 중심의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는 ERP 시스템을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와 이를 구축하는 컨설팅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 기업이 않고 있는 특성을 충분히 분석하지 않고, 예산과 일정에 쫓긴 채 많은 돈을 들여 도입한 ERP 시스템은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흉물스런 돈만 집어 삼키는 괴물로 남게 된다.

◆ 집단지성을 살리지 못한  혁신

우리기업, 특히 제조업의 급격한 성장 뒤에는 각 분야의 조직원들의 헌신적 공헌도 한 몫 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80~90년대 기업의 급격한 성장기에 각기 제 분야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했던 조직원들이 많았다. 이들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igence)을 형성하여 조직을 열악한 시스템 하에서 조직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두 번의 금융위기와 관리지향적 혁신이 강조 되면서 경영진과 종업원간의 신뢰가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위기 극복을 위해 조직원의 희생을 강조 하는 과정에서 조직적 냉소주의가 강해졌다. 이로 인해  조직 내 기능간 소통이 안되어 기업이 않고 있는 문제가 해결 되지 않고 반복되는 빈번히 발생한다.

오래된 기업일 수록 기업내부에 제품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조직원이 존재한다.  그러나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외부 컨설턴트나 TFT(Task Force Team) 멤버의 경험수준에서 프로세스가 설계되고 시스템이 구축 되는 경향이 많이 있다. 이들 경험이 풍부하지 못할 경우, 그 들 시각에서 바라본 설계가 이루어 지기 때문에 결국 사용하기 어려운 비싼 시스템으로 남게 된다.

또한 TFT  멤버에 참여 했던 사람들은 프로젝트를 수행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새로운 지식을 슥득하게 된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 이들을 회사가 지켜내지 못한 경우, 이들의 새로운 노하우가 일시에 빠져 나가게 되는 현상도 종종 본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도 비싼 ERP 시스템이 혼자 돌아가는 블랙 박스로 남는 원인 중에 하나이다.

어려운 경영환경하에서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정보시스템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시기가 공교롭게도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는 시기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회사를 인수해 피인수 회사의 경영진이 바뀔 경우나, 2세 혹은 3세로 세대교체가 되는 경우도 경영 인프라를 바꾸기 위한 혁신을 추진 하는 경우이다.

이렇게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는 시기에도 기존의 조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 충분히 반영 되지 않은 경우가 많이 빌생한다. 기존 기득권을 누렸던 조직원들이 새로운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려 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 한 것으로 보인다.

조직원의 숨은 경험을 반영하지 못하고 추진되는 혁신은 오랜 세월 축적된 조직의 집단지성(collectvie intelligence)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조직이란 다수의 개인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해 집단적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조직을 말한다. 집단지성은 집단지능, 협동지능, 공생 지능이라고도 한다. 집단지성은 어디에서나 분포하고, 지속적으로 가치가 부여되고, 실시간으로 조정되며, 역량이 실제적으로 동원되는 지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지켜내고 보호해야 할 중요한 자산 중에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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