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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MBA/혁신노트

집단지성, 평범한 조직이 비범한 일을 하게 만든다

구슬이 가득 든 작은 공들을 유리병 안에 넣어 두고 맞추는  실험에서 주식 등 직감이 높다는 투자 예측 전문가 한 명보다  다수 비전문가 여러 명의 의견을 종합한 예측이 더 정확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James Surowiecki, Wisdom of Crowds).

우리나라 한 방송사에는 퀴즈를 풀다가 모르는 문제에 대하여, 방청객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본인의 지인에게 전화로 물어 답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에서도 다수의 방청객에 자문을 구하여 답하는 경우, 정답일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바로 집단 지성의 힘인 것이다. 집단 지성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일을 하도록 만든다.

개미의 세계에서도 집단지성의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개미들은 여왕벌을 먹여 살리고, 알을 보호 해야 한다는 사명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개별로 보면 하잘 것 없는 개미들이 서로 소통하여 먹이를 나르는 시스템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체계적이다. 자신들의 생활 터전이 외부침략자로부터 간섭을 받을 경우 서로 역할을 나누어 대응 하는 체계는 우리 기업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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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70,80년대 우리 선배들은 잘 살아봐야 한다는 사명과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을 해왔다. 국내 생산 현장에서는 공장을 지어가며, 생산라인의 문제점을 영업, 생산, 기술부서가 서로 얼굴을 맛 대어 해결해 나갔고, 사막에서는 한 삽, 한 삽 떠갈 때마다 익힌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기업성장과 우리경제 발전에 기여하여 왔다.

개개인으로 보면 많이 배우지도, 일하는 환경이 좋지도 못했다. 그러나 개미의 세계와 같이 집단으로 이룬 성과는 세계적으로 인정해주는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성과를 분명 집단지성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피땀을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 오늘날 현대, 삼성과 같은 재벌그룹이고 우리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것이다. 우리 재벌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집단지성은 문화와 함께 시작해서 문화와 함께 성장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우리 선배들은 회사에서, 각 부서에서 서로 유대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지식을 전수받은 경험을 가지고 공통의 가치를 사유해 왔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고생하며 일궈온 보람을 서로 향유 할 수 이는 경험이 집단지성을 발휘 할 수 있는 원동력 이었다.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일을 해 낸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2번의 금융위기 더불어 많은 기업은 성장의 함정(growth trap)에 빠지고, 조직은 지독한 성장통(growing pain)을 앓는 3중고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70,80년대 어려운 환경하에서도 집단지성을 이끌어 냈던 조직 문화가 사라지고, 기능간 반목과, 소통의 문제를 야기 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조직적 냉소주의가 팽배해져, 개인적으로는 우수해진 집단이 집단적으로는 비범한 일을 못해내는 조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아 졌다. 특히 성장통을 앓고 있는 기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한데, 그 원인에 대해서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