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홍제동 개미마을에 있는
어느 담장 너머로 어린 시절 추억이 보입니다. 담장아래 작은 화단이 있었습니다. 겨울이면 그 화단 앞에 흙만 채워진 푸른색 화분이 놓여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화단에 가지런히 쌓아놓은 연탄재의 모습도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도 입니다.
깊은 밤 배 깔고 엎드려
책 읽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고구마 쟁반을 들고 방문을 밀고 들어오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 쟁반 위에는 무가 숭숭 썰어져 있는 동치미 사발도 보입니다. 뜨끈한 고구마에 무청과 함께 동치미 한 젓가락 올려 배어 무는 맛 무엇으로 비교 하겠습니까? 다 먹고 나서 들이키는 가슴까지 시원한 동치미 국물, 이제는 그
맛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동치미가 담겨 있을
법한 항아리가 화단우측 한 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치미로 가득한 항아리 동글동글한 큰 돌을 씻어
꼭 눌러 놓아 던 기억이 납니다. 항아리 위에 보이는 하얀 물체가 그 돌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신을 찍으며 잠시 그 시절에 젖어 봅니다.
사진/글 윤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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