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4일 이른 아침 명륜동 성균관대학 뒤 편에 있는 와룡공원을 다시 찾았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성곽사진을 찍기 위해 한번 와본 곳이다. 사진 공부를 하고 있는 한국사진영상에 빛의 변화에 대한 과제물도 찍어 제출해야 하고, 때마침 전날 눈도 많이 왔기 대문에 도심설경을 찍고 싶어 와룡공원을 다시 찾았다. 셔터소리의 유혹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 날이다.
아침 6시반 삼각대와 카메라를 주섬주섬 챙겨 집을 나섰다. 성곽에 올라서 시내를 내려다 본다. 성곽우측으로는 사대문 안 도심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동대문안 풍경히 한눈에 시원한게 들어온다.7시 30분이 되니 도심 저멀리 구름을 뚫고 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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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해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아무도 없는 이른 새벽 성곽위에 홀로서서 두팔을 펴고, 기쁜마음으로 찬 공기를 들이 마셧다. 고요한 성곽 아래 마을에서 지붕위에 쌓인 눈 사이로 한 두집 불 빛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눈덮이는 마을에서 새어나오는 나트륨 등 불빛과 아침 햇살이 만들어 내는 모습에 빠저 한참을 생각 속에 잠긴다. "밖에서는 눈이 밤새 소복소복 쌓이고, 어머니 다리를 배게 삼아 누워 재미난 애기에 귀를 쫑긋하다 잠들어 버린 어린 아이가 있었다." 그 어머니의 이야기 소리가 흘러 나오는 듯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침 해는 높이 떠오르고 골목길 허름한 지붕을 한 담벼락이 그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 아! 서울에 아직 이런 곳이 있었구나, 성북동 하면 잘사는 동네로만 알고 있었는데...언제 저 곳을 한번 가봐야 겠다." "그래~ 저 성벽이 세상을 가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흑룡이 마치 마을을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하자" 저 곳 에도 따뜻한 해볕이 골고루 퍼지길 기대하며 성곽을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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