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척에 둔 궁궐이었지만 삶을 핑계로 돌아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하루 일찍 다녀온 성묘 덕에 여유롭게 구석구석 둘러볼 짬이 생겼다. 추석 무료개방 덕인지 내.외국인으로 궐내가 가득 했다.
경복궁은 1300년대 조선 개국과 함께 세워진 궁궐이며, 조선의 흥망성쇠와 함께 발전하고 수난을 해온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궁궐이다. 임진왜란으로 인한 전소, 일제 총독부 신축에 따른 이건, 6.25 전쟁 시 문루손실을 잃는 등 질곡의 역사를 함께 해온 “제 모습을 찾은 광화문”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근정전으로 들어섰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중층의 전각은 높고 넖은 2층의 월대 위에 당당히 올라서 있으며, 근정전 주변을 둘러싼 행각의 기둥들은 마치 왕을 호위하듯 줄지어 서있다. 근정전은 왕이 문무백관에게 조회를 받고 외국 사신을 접견 하며, 즉위.책봉.혼례 같은 주요한 행사를 치르던 곳이라 한다. 지금은 한낮 방문객들의 발길에 단련되며,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옛 권위와 품격을 바랄 분이다.
관람객으로 가득 매워진 근정전 마당은 “세월 앞의 권력 무상”을 보여주는 듯 하다. 초라한 품계석 마저 몰락한 왕조의 역사를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비둘기 한 쌍이 이젠 제 영토인양 사랑을 나누고 있다. 고려의 명망을 지켜보며 읊은 길재의 시조를 이제야 이해 할 것 같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경회루는 연못 안에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지은 큰 누각으로, 주역 사상에 바탕을 둔 우주의 원리를 건축에 담고 있다고 한다. 외국 사신을 접대하거나, 신하들과 큰 연회를 열 때 이용한 곳이라고 한다. 궁궐 작은 울타리 속에 왕이 시름을 달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깊은 생각으로 거닐기도 하였을 것이다.
경회루는 어린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게 눈물로 옥새를 내준 곳이기도 하다.
왕은 왕이 생활하던 건물이다. 왕은 강년전에서 독서나 휴식을 하였고, 때로는 신하들과 만나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던 곳이라 한다. 측근들과 밀담을 나눴을 왕의 모습이 그려진다. 강년전 뒤로는 왕비가 생활하던 교태전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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