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2번에 걸쳐 북악산 산책로(김신조 루트를 가다 1, 2)를 탐방한 적이 있다. 울긋불긋 개나리 진달래로 단장되었던 산책로가 초록으로 변해 있다. 지난봄 트래킹은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폰 하나 들고 나선 길이었다.
아이폰 만으로도 하 길 따라 흔적을 훌륭히 남길 수 있었지만, 그래도 보다 선명한 사진을 남기지 못해 못내 아쉬웠던 참이었다.
오랜 고심 끝에 드디어 DSRL 카메라를 하나 장만하였다. 아직은 다루는 법이 서투르지만, 한번 새로 산 카메라를 시험도 해 볼 겸 흐르는 땀도 마다하고, 망원렌즈를 카메라에 장착하고 집을 나섰다. 하늘길이 집 근처에 있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 산길로 접어드니 봄에 봤던 화려한 꽃은 찾아볼 수 없고, 은은한 풀들과, 산길과, 나무를 눌러 싼 이끼, 그리고, 간간이 보이는 검은 나비, 잠자리, 벌들 뿐이다. 작은 뷰파인더로 본 작은 세상이 새롭게 다가온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 내게 주어 졌다. 세상을 보는 법을 더 열심히 공부 해야 하겠지만, 서투른 솜씨로 본 세상을 카메라에 담아 블로그에 공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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