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그 기능이 한낱 자랑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무슨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그 일이 인격형성과 연결되어야 한다. 모든 일이 인격화될 때 그 기능은 새로운 빛을 달한다.
한정된 역량밖에 없는 사람이 어떻게 만능일 수 있겠는가? 또 남이 한다고 해서 적성에 맞지 않는 나까지 따라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저마다 지닌 자신의 특성을 살려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삶의 뜻을 드러내야 한다. 사회 전체를 두고 볼 때도 그래야만 건전한 조화를 이룰 것이다. 건전한 사회란 원만하게 조화를 이룬 사회를 말한다.
자기를 다룬다는 것은 자기야말로 모든 일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말도 이런 뜻에서 나온 가르침이다. 내가 내 인생을 스스로 사는 것이지, 그 무엇에 삶이 부림을 당해서는 안 된다. 지고한 생의 부림을 당하면서 어떤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법정의 “인연이야기” 중에서
<법구비유경> 명철품 名哲品
활을 만드는 사람은 활을 다루고
뱃사공은 배를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고
아무리 바람이 거세게 불지라도
반석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그 뜻이 굳어
비단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네
깊은 못은 맑고 고요해
물결에 흐려지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들 듣고
그 마음 저절로 깨끗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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