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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일상(구)

남산에서 본 중년의 상념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 

점심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자주 찾는 남산. 풋감이 가을을 재촉하고, 도심 숲속 한 낮의 고요함이 틀에 박힌 일상을 달랜다.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

숲속 나무의 새로운 가지와  꽃밭의 마지막 꽃들이 가는 세월 아쉬운 듯 유혹하고,  가을 문턱의 막판 늦더위 해바라기 잎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

공원을 관리하는 분이 해바라기의 고통을 어찌 알았는지 막판 목마름을 시원한 물줄기로 해소해 주고 있다.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

그늘 한켠에서는 인생을 회고하는 듯, 살아온 기억을 지우고 싶은 듯 상념에 빠져든 중년들의 모습에 고닯음이 보인다. 중년이 되어 갈 수록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리워 진다. 법정 스님이 표현하신 중년의 삶이 더욱더 가슴에 와 닫는다.


법정이 말하는 중년의 살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 소리,
우는소리,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 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 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친구여!!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 잔 사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나의 손자,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 이로 살으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한다오.
아무쪼록 오래 오래 살으시구려
.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

고독한 중년의 모습 뒤로는 소풍 온 어린아이들과 현장 학습 온듯 싶은 초등하교 고학년인 듯 싶은 아이들의 밟게 노는 모습이 보인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자 해맑게 포즈를 취하는 자유로운 모습이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다.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

이들이 자라 청년이 되고 풋사랑도 하고 다시 중년이 되어 지나온 세월과 다가올 세월에 대하여, 홀로 고민하며 또 다시 남산을 찾을 지 모르겠다.

보낸 사람 남산_도서관앞2011_09_16